동국대학교한방병원 - 리프팅기
2020.8.15.토요일
열흘만에 엄마 병원에 갈때는 엄마가 어떤 상태로 계실지 걸정되서 도착하자마자 엄마 얼굴 사진을 찍게된다~ㅠ
오빠가 집에 가면서 전에 엄마가 같이 가자고 했다며 엄마에게 "집에 같이 갈까?" 하고 물어보는 등 장난을 치니까 "가~" 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시는거 보니 그동안 오빠와의 관계에서 쌓인게 많은거 같다~ㅠㅠ
이번에도 엄마가 혹시나 콧줄을 끼우셨을까 해서 집에서 음식을 챙겨오지 않아 냉장고에 있는것만 챙겨서 드리고 잇몸과 목구멍의 염증에 도움이 될까해서 프로폴리스를 챙겨와서 드렸다 프로폴리스가 꽤 쓸텐데 몸에 좋다니 잘 드신다
냉동실에 얼려뒀던 호박죽도 잊어버리고 안가져 와서 간병인들이 죽집을 알려줘서 가봤는데 토요일에는 휴무였다~ㅠ
CJ 소고기죽과 호박죽..... 병원 냉동실에 얼려뒀던건데.... 너무 먹을게 없으니 푸딩도 잘드셔서.... 죄송하다~ㅠ
2020.8.16.일요일
냉장고 안의 요플레와 요즘 유행인 오븐 도너츠까지...ㅎ 도너츠는 당연히 엄마가 안드시고 내가 먹는다~ㅠㅠ
나는 엄마 침 놔주시는 레지던트 선생님 같은 스타일의 남자가 좋다~ㅎ 한의원 개원하시면 잘 될거 같은 예감~~~
엄마에게 계속 똑같은걸 드리고 있네..... 뭔가 대책을 세워냐할텐데.... 죄송해요~~~
내가 뭘 드려도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하시는지.... 식사 후에 편안한 모습으로 앉아계셔 줘서 감사하다~
저녘에는 감자하고 당근을 전자렌지에 돌려서 갈아드렸는데....역시 야채는 맛이 없어서 그런지 잘 안드신다~ㅠ
한정거장 정도 걸어가서 식자재를 저렴하게 판매하는 맘마농가식자재마트에서 엄마가 드실만한 과일과 쥬스를 사왔다
엄마 네블라이저도 해드려야 하는데 장 본거 정리도 해야해 바빠서 엄마가 오른팔을 못움직이에 묶어뒀다 죄송~ㅠ
2020.8.17.월요일
과일은 충분한데 탄수화물을 섭취시켜야 할거 같아서 보노보노 시금치죽을 준비했는데 맛이 없는지 잘 안드신다~ㅠ
월요일이니 새벽에 피검사 소변검사 했고 담당 교수님이 오셔서 침을 놔주셨는데... 많이 아파하신다~ㅠ
월요일에 하던 언어치료가 일정표에서 수요일로 옮겨 지하 의료기상에 가서 앞치마 사가지고 바로 작업치료 하러 갔다
기다리며 인상 마구 쓰시네... 우리 엄마는 왜 재활치료 받는걸 싫어하실까~ 선생님이 입안도 깨끗이 닦아주시는데~ㅠ
엄마가 작업치료 받는 20분 동안 바쁘게 침대 시트를 교체하고 서둘러 작업치료실로 돌아갔다~
운동치료실에서 기립기도 해야하는데... 엄마가 기립기 시작하기 전부터 냄새를 풍겨서 수상했는데... 기립기 하는 사이 식은땀까지 흘리시며 힘들어 하시더니 끝내고 침대에 눕히니 완전히 바지 다 버리고 방석까지 버려서 다 세척해야 했다
점심을 드릴 시간이 부족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다행히 엄마가 조금 주무시고 깨셔서 빨리 드셔줘서 너무 감사했다
동대병원 물리치료실에서 열전기치료를 하는건 처음 보는데.... 나는 엄마가 1시간30분씩 재활치료 받는건 무리인거 같다
저녘도 또 과일 위주로 드리고.... 푸딩 조금.... 내가 식사 드리고 나면 당도 높게 나와서 걱정인데.... 뭘 드려야하나....
설사도 하시는데 소변검사에서 균이 나왔다며 약을 추가했는데....엄마는 이제 한약을 쓴 약 먹고 입가심 삼아 드신다~ㅎ
2020.8.18.화요일
엄마는 과일 간것을 전자렌지에 돌려서 드리면 달아져서 그런지 더 잘 드시는거 같다
화요일은 여유있는 날인데....엄마는 재체기 하셔서 음식 다튀고 나는 한약을 쏟고~ㅠ 레지던트 선생님이 침을 놔주셨다
엄마 운동 가시기전에 시트도 한번 더 갈고 옷도 갈아입혀 드리고.....
마음의 여유가 있다보니 기립기 하고 오다가 법당에도 들려보고..... 엄마가 식사 잘 하시고 조용히 주무시길 빌어본다
엄마 몸에 전해질이 부족해서 소금을 드리라는데 병원식사는 전혀 안드셔서 과일을 단짠으로 드리다보니 맛이 이상하다
엄마가 이 병실에 처음 왔을때는 엄마 혼자 계셨는데 이제 4명의 할머니들로 꽉 차서 리프팅기 작동하기도 힘들고 다른 할머니들이 엄마 보다 나이도 많으신데 다들 식사도 잘하시고 말씀도 잘 하셔서 우리 엄마만 불쌍한거 같고 부럽다~ㅠ
오후 운동치료를 갔는데...우리 엄마 담당 선생님은 휴가 가셨고.... 코끼리 할때 오빠가 교대해줘서 집에 왔다
2020.8.22.토요일
화요일에 집에 갔는데 9월 둘째주 정기산행에 날짜를 맞추려고 오빠에게 양해를 구해 4일만에 또 병원에 간병하러 왔다
오빠가 엄마에게 병원식사 말고는 요플레만 드려서 병원 냉장고에서 내가 두고간 과일이 썩고 있었네~ㅠ
전에는 물만두 정도는 잘 드셨었는데.... 이번에는 드릴 엄두도 못내고 내가 먹었다~ㅠㅠ
2020.8.23.일요일
아침식사 드리고 이를 닦아드리려고 하는데 내가 아빠 산소에 다녀올 수 있도록 남동생이 일찍 간병 교대를 해주러 왔다
이번주 수요일이 아빠 제사날인데 남동생은 혼자서 미리 다녀갔다고 하고 나는 여자동생네 식구들과 함께 왔다
간단하게 과일과 술을 준비했고 오는길에 떡집에 들려 떡을 사려고 했는데 다 문을 닫아서 편의점 케잌을 사야했다~ㅠ
가족추모공원은 플라스틱 조화 없애기 운동을 하고 있어서 삭막하기 그지 없다~ㅠㅠ
오늘은 유난히 성묘객이 많아서 놀랐는데.... 다들 나처럼 계속 퍼붓는 긴 장마에 산소 걱정을 하다가 온거 같다
돌아오는길에 교대에서 새벽부터 나오느라 배가 고픈 여자동생네 식구들과 간단히 식사를 하고....
병원에 와서 다같이 엄마 면회를 했는데 엄마는 이제 눈에 밟히는 막내딸도 이뻐하시던 조카들도 딱히 감흥이 없으시다
엄마 없으면 죽을거 같았던 막내아들도 이제는 엄마를 한달에 한번 겨우 보러오고...조카들도 사정사정해야 인사를 한다
나는 막내아들에게 엄마를 맡겨두고 죽을 사러 갔었는데 지난주에는 몰랐는데 토요일은 휴무지만 일요일에는 한단다
엄마는 이상하다시피 사과 배 바나나 케잌 등 아빠 산소에 가져갔던 음식을 잘 드셨다 감사~
2020.8.24.월요일
주말 내내 대변을 안보시던 엄마는 어제 밤부터 대변을 보기 시작했는데.... 아침에도 두번 보셔서 병실에 민폐를 끼쳤다
이제 익숙해져서 그런지 교수님 오셔서 침 놓기전에 모든 준비를 마치고 기다렸다~ㅎ
작업치료 선생님이 이 닦아주시는데 엄마 이에 프로폴리스 뿌려드렸더니 잘 안닦여서 고생하시는거 보니 죄송했다~ㅠ
지난주에 없어졌던 언어치료가 기립기 하기전에 끼어들었는데 5분 동안 이동하기 바쁘게 느껴져서 미리 답사를 했다
기립기 하는 사이에 또 대변과 소변을 왕창 보셔서 뭉개고 바지는 물론 리프팅기까지 오염시켜서 간병인이 한소리 했다
양방으로 옮기기 전에 한방 재활치료 선생님들께 감사 표시를 해야할거 같아서 엄마가 잘 드시던 롤케잌을 준비했다
엄마가 대변 테러를 하실만큼 운동을 싫어하시는데 운동하러 모시고 와야하는 내 가슴도 찧어지게 아프고 죄송하다
담당 선생님은 케익을 감사히 받으셔서 냉장고에 넣으셨고 다른 선생님들과 나눠드릴려는거 같았고... 오빠가 예정보다 하루 빨리 와서 교대해줘서 엄마에게 운동 열심히 하고 식사 잘하고 계시라고 인사를 하고 병실로 올라왔다
운동치료 끝나고 와서 시트 바꾸려고 했는데....교체하고 병실 정리 좀 하고 간병인 여사님들에게 인사하고 집으로 왔다
엄마는 9월 1일 양방으로 옮기실 예정이라서 왠지 맘이 불편했던 이 병실 하고는 이제 작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