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보호자병원생활3

금강저 2016. 2. 18. 23:07

 

보호자 병원생활-3

 

 

금요일부터 설 명절 연휴가 시작되면서 연휴수당 1.5배를 달라던 우리 간병인이 갑자기 그만뒀다   알뜰한 우리집 아들들이 연휴 동안은 자기네들이 엄마를 돌보겠다고 했고 연휴수당을 기다리던 간병인은 이에 화가나서 명절 이후에도 더이상은 간병을 안하겠다고 하고 가버렸다   엄마가 곧 재활병원으로 옮길 예정이라 새로 간병인을 구하는것도 어정쩡해 그 이후 쭉 우리가 돌아가며 간병을 해야했다

 

일주일 마다 한번씩 교체하는 기관절개관 - 션트 수술 후 엄마가 컨디션 좋을때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알아들을 수가 없어서 호흡기내과 교수님이 전에 바꾸자고 말씀하셨던 말소리나는 기관절개관으로 바꾸고 싶어 문의하러 18층 호흡기내과에 찾아갔더니 간호과장님이 이제는 신경과 담당 선생님과 먼저 상의해보라고 하고 신경과 수술하신 교수님은 엄마 상태가 아직 안좋다고 기다려 보자고 하신다~ㅠ

 

삼성서울병원의 장비 보유 실태는  정말 대단하다    2인1실 병실안에 이런 기계도 상시 구비해 놓고 병실 문만 열면 커다란 모니터도 있어서 MRI 사진등 각종 자료를 실시간으로 검색해 볼 수 있다

그래도 간호사가 소변 검사 후 소변줄을 잠가둬서 말도 못하시는 엄마가 생고생 하시게도 했다~ㅠ

수술전 백내장 녹내장 예방약으로 처방  받아 사용하던 안약인데....다 떨어져간다~ㅠ

약값은 6병에 2,900원 밖에 안하는데 약국에서 처방전이 있어야 살 수 있는 약이라고 해서 강남성심병원 안과를 찾아가 6,400원 내고 처방전을 받아야했다~ㅠ    이상하게 배보다 배꼽이 크네~

 

 

 

엄마가 수술 받은 선택진료의사(???)  연제영 교수님과 주치의 류성모 선생님 - 수술하느라 너무 바쁘셔서 삼성병원 입원했던 4주 동안 오전에 병실 지키던 나는 5-6번 밖에 보지못했다~ㅠ

연휴 지나자마자 삼성병원 파트너즈센터에 가서 내가 옮기고 싶은 마리아 성모병원에 전원서류를 공식적으로 팩스로 보내달라는 요청도 하고 대기자가 많아 혹시 그 병원에 전원 안될 경우를 대비해 다른 재활병원 목록도 받아와 먼저 전화문의를 해봤다    영등포의 재활병원 몇군데 전화해서 VRE균 얘기를 했더니 걱정했던것과 달리 병원측에서 기저귀 관리 잘 하면 되니까 괜찮다고 그냥 전원 오라고 한다   그중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신화병원에 찾아갔다

옛날 고모네 집 근처라 어려서부터 보아왔던 신화병원이 요양병원으로 변신했다

1층에 재활치료실이 있는데 새로 생겨 시설이 나쁘진 않았다(운동치료,작업치료,물리치료)

7층에 간호사 1명과 간병인 1분이 상주하는 7인실 병실은 넓고 깨끗한데.....환자들이 뼈만 남아서 누워있는 모습이 썸짓하고 왠지 현대판 고려장 느낌이 든다~ㅠ   지하에 장례식장이 있는것도 꺼림찍하다 ~ㅠ    일단 원무과장님과 입원상담을 했고 재활과 의사선생님과 상의하고 연락 주시겠다더니 바로 전원해도 좋다는 연락이 왔다    일단 보험 들어논 기분으로  삼성병원에서 버틸때까지 버티다 옮기겠다고 말씀드렸다

션트수술 후 한동안 잠만 주무시던 엄마는 이제 어느정도 기력을 회복하셔서 옆에 할머니가 식사하시는것과 휠체어 타고 밖에 나가시는걸 부러워하신다    신경과 담당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삼킴검사 따로하지 않고 엄마에게 요플레를 드려보랬는데.....바로 다음날 아침부터 미음이 나왔다   120일 만의 식사인데 한공기 다 드셨다~  감동~~~ 

그날 오후에 바로 휠체어 타고 15층 만 몇바퀴 돌았는데 아직은 쉽게 지치시고 많이 피곤해 하신다~

목요일(2월18일) 오전에 갑자기 마리아 성모병원에서 전원 오라는 연락이 왔고  오후에 전원가기 전에 엄마는 안좋아하시지만 내 욕심에 휠체어 타고 나가 햇볕드는 창가에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죄송~

늦어서 격리실의 자리 뺏길까봐 걱정한 나는 삼성병원 주치의 선생님도 만나지 못한체 급하게 서둘러 전원 수속을 하고 오후에 마리아성모병원으로 바로 옮겼다

난 9층의 여자 3인 격리실만 보고 갔었고 그렇게 얘기됐었는데 들어간 방은 2층의 7인 격리실이다~ㅠㅠ

중환자실 옆에 준중환자실 분위기로 면회시간의 제한도 있다~ㅠㅠ  너무 늦어서 어쩔수도 없고 급실망~

불안한 맘으로 밤을 지새고 아침에 일찍 병원에 가보니 공동 간병인들이 칫솔로 엄마 이를 닦아서 잇몸이 약해진 엄마 입에 피가 잔뜩 나있어 그걸 보고 화가난 내가 병실을 한바탕 들었다 놨다~ㅠ

때마침 회진 오신 재활과 의사선생님이 엄마가 출혈이 잘 멈추지 않는 상태라 그렇고 소소한 일에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면 처치에 소극적이 될 수 있으니 조심해 달란다~ㅠ   당장 병원을 옮기려고 했었는데 열심히 하려고하는 젊은 여자 담당의사도 맘에 들고 VRE균이 나와도 당장 재활치료실로 올라가 재활을 시작하겠다니 내심 엄마의 빠른 회복도 기대된다    다만 삼성병원에서 삼킴검사 확인서 없이 음식을 드시기 시작해 안전을 장담할 수 없으니 당분간 연하치료하며 지켜본 후 음식을 드리란다~ㅠ   전원 후 삼킴검사 결과지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특이사항은 엄마에게 문제가 생기면 3차 의료기관으로 갈건지를 물어봐서 당연한걸 왜 묻냐고 했더니 너무 오랜 병원생활에 지쳐서 안가겠다는 보호자도 있단다~ㅠ

마리아성모병원 간호과장님은 내가 병원 오는길에 삼성병원 파트너즈센터 담당자에게 전화해서 병원 옮기겠다고 한 말을 들었는지 내가 면담 요청하자 3인 격리실인 903호에 전화에서 2층으로 내려오실 분 없는지 일일이 물어봐주셨는데 아무도 없단다~ㅠ  병실 분위기가 천국과 지옥 같이 다르니 병원비 아끼겠다고 내려오고 싶은 사람 없는게 당연하다   어쩔수없이 903호에 빈 침상 생기면 바로 옮겨주기로 하고 일단 2층 7인 격리실에서 창가쪽  TV 있어서 북적북적 활기 넘치는 침상으로 옮겨주셨다

나도 가족들에게 혹시 다른병원 알아보고 싶으면 더 알아보라고 하고 혹시 몰라 9층 입원자 명단을 확실이 체크했다     재활병원으로 옮기기만 하면 다 잘될줄 알았는데 이러면 이래서 걱정이고 저러면 저래서 걱정이고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ㅠ     그걸 견디는게 우리 환자 보호자의 몫인거 같다

낯선 곳에서 힘들어하실 엄마가 걱정은 되면서도 아침에 7시30분까지 실컷 푹 자고 일어나니 행복하다     회진시간에 맞춰 병원에 가서 담당의사와 면담하니 엄마의 인지능력도 좋아서 인지치료도 병행하겠단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여기까지고 이제부터는 병원과 엄마의 몫인거 같다    영등포 마리아 성모병원 앞에 빅마켓이 있어서 병원 다녀오다 들러 점심으로 내가 좋아하는 치킨베이크와 조개스프를 먹었다    이런 작은 것들에 행복을 느끼는 나는 정말 단순하다~ㅎ    앞으로는 엄마가 쓰러지시기 전의 일상 생활로 돌아가 평소대로 즐겁게 잘 지내야겠다~~~

 

보호자 병원 생활 - 3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 - 한식  (0) 2016.03.28
일상생활7   (0) 2016.03.25
사춤전용관 공연관람  (0) 2016.02.05
보호자병원생활2  (0) 2016.02.05
대모산 ~ 구룡산  (0) 2016.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