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아산병원 - 엄마 생일 파티
2020년 6월 20일 토요일
지난주에 정기산행을 다녀오느라 엄마가 계신 병원에 2주 만에 가는거라 잣죽을 쑤웠는데 덩어리가 졌다~ㅠ
지난주에 제부가 병원에 갔는데 오빠가 전화도 안받고 병원에도 못들어오게 한다고 전화했던 기억이 나서 혹시 오빠가 나도 병실에 못들어오게 할까봐 엄마 운동시간인 11시30분 까지 병원 옆의 공원에서 기다리다가 병실로 들어갔다~ㅠ
엄마가 좋아하는 복숭아가 마트에 나와서 구입하고 다음주가 엄마 생일인데 혹시 몰라 이름만 케잌인 빵도 사왔다~ㅎ
오빠는 한주 동안 마음이 좀 누그러 졌는지 일요일이나 월요일에 병원에 들어오겠다는 듯이 말하고 2주만에 집에 갔다
냉장고를 열어보니 내가 저번에 갈때 넣어두고 갔던 음식들을 엄마에게 전혀 드리지 않고 그대로 썩히고 있었다~ㅠㅠ
엄마는 배가 고프셨는지 조금 쉬시고는 바로 식사를 하시겠다고 하고 잣죽 한그릇 복숭아 하나 망고 하나를 다 드셨다
엄마 식단이 이제 완전 갈은 음식으로 나와서 놀랐고... 내가 이번 정기산행에서 따간 오디는 달지 않아서 안드신다~ㅎ
병원에 갈때 같은 병실의 간병인들과 나눠 먹으려고 방울토마토를 좀 챙겨 갔고.....
키친타올 등 엄마에게 꼭 필요한 물품이 다 떨어져서 둘째아들에게 전화했더니 가지고 와서 엄마 목욕을 시켜드렸다
저녘에는 참외와 사과에 포인트를 맞춰 드렸는데 오래간만이라서 그런지 잘 씹으시고 잣죽도 한그릇 드셨다
2020년 6월 21일 일요일
휴일이라 조금 느즈막히 아침식사를 드렸는데 두번째 망고는 상태가 심각했지만 당도는 높고 말캉해서 노란부분만 골라드렸더니 잘 드시는데 복숭아는 당도가 떨어져 이제 안드신다~ㅠ 과장님께 이번주 엄마 생일인데 동생도 이사해서 가볼겸 외박 나갈 수 있는지 여쭤봤는데 코로나 때문에 안된단다~ㅠㅠ
식사 하시기 전에 네블라이져 먼저 했는데 가래가 심해져서 썩션도 자주하고 스스로 뱉기도 많이 하신다
엄마가 좋아하시는 따옴 쥬스 사러 병원앞 편의점에 다녀오는데 오늘이 하지라 그런지 태양 작렬이다~ㅎ
빵 드려봤는데 빡빡한건 여전히 잘 안드실려고 하고 두유나 쥬스 처럼 술술 넘어가는것만 잘 드신다
방울토마토는 질긴 껍질 때문인지 잘 안드셔서 뜨거운 물에 데쳐서 껍질을 벗겨드렸더니 몸에 좋다고 잘 드신다~ㅎ
이번주 목요일이 엄마 생일이라 여자동생이 케잌 사가지고 와서 지하 약제과 앞으로 내려갔다
코로나 때문에 생일도 제대로 못챙겨 먹고 피해가 심하다~ㅠㅠ
엄마의 사랑하는 손자의 생일 축하를 받으셔서 좋으신지 계속 "고마워~ " 하고 말씀하신다~ㅎ
엄마~ 78세 생일 축하드려요~ 아프지 말고 건강하셔요~~~
촛불 불어야 하는데 힘이 없어서 아무리 불어도 바람은 안나오고....ㅠ
2020년 6월 22일 월요일
새벽 4시부터 깨셔서 아침 식사 준비하라고 나를 깨우던 엄마는 내가 병실에서 생일케잌 커팅식 하려니까 주무신다~ㅠ
어느덧 병원에서 맞는 5번째 생일이다
비록 엄마는 한밤중이라도 이번주에 똑같이 생일인 나도 엄마랑 기념사진 좀 찍어보고.....
사진을 보니 나를 왜 간병인이라고 말하는지 알것도 같은데.... 이번에는 다행히 나를 알아보시고 딸이 좋단다~ㅎ
여자 동생이 수박을 챙겨와서 아침식사 때 수박을 주로 드리고 마지막 남은 망고 클리어~ 잘 드셔서 다행이다
언어치료를 갔는데 오늘 상태 나쁘지 않아서 잘 하셨다고 샘이 칭찬하셔고 나는 여기저기 전화해서 아무말도 없이 나타나지 않는 오빠를 찾고 있다 우리집 내력이 뇌졸증이라 혹시 고독사 했을까봐 걱정했는데.... 다행히 살아있었다
오빠는 살아있지만 볼일이 있어서 병원에 못들어 오고 언제 들어올지 모른다는 문자만 남기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갑자기 일어난 상황에 당황해서 내 수업은 어찌어찌 미루고 엄마 오후 운동을 왔는데 운동치료샘이 휴가이신지 아르바이트 생이 대신 했는데 엄마가 똥을 싸셨는데도 끝까지 하셔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운동 끝나고 배 고프시다고 해서 간식을 드렸는데 너무 잘 드신다 과일만 드리려고 했는데 남은 케잌까지 클리어~
일단 수업은 해야해서 엄마를 남동생에게 맡기고 집에 왔는데 내가 없던 몇일만에 화초에 꽃이 피었다~ㅎㅎ
수업을 하고 전에 옆에서 간병했던 간병인에게 연락해서 내일 부터 엄마 봐줄 수 있냐고 물어보니 가능하다고 해서 오빠에게 간병인을 구하겠다고 문자를 보냈더니 즉각 내일 오후에는 들어오겠다고 답장이 와서 간병인을 취소했다~ㅠ
오늘 점심에 수간호샘이 오셔서 오빠가 엄마 목욕시킬 때 엄마가 똥을 싸셔서 오빠가 엄마에게 마구 소리지르고 욕을해서 병원이 떠나갈 뻔했다고 오빠가 많이 지친거 같다고 오빠에게 엄마 간병을 맡기지 않은게 좋겠다고 나보고 대신 간병을 하라는데 나는 간병인을 구하고 쉬는날 교대만 해주는게 옳고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2020년 6월 23일 화요일
남동생이 오빠와 마주치기 싫어해서 새벽에 병원에 가서 아침 식사를 드리는데 어제 잘 주무셔서 그런지 잘 드신다
엄마가 싫어하시는 네블라이져 하고.... 오늘은 가래가 좀 줄은거 같은데....
이송사 불러서 엄마 휠체어 태워놓고 침상 정리 하고....토요일에 침상 정리할때 엄마 엉치뼈가 빨개서 보니까 에어메트에 전원이 꺼져 있었는데.... 전원 켜고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직 엉치뼈 있는 부분이 까져있다~ㅠ
나도 병원에 오래 있으니까 매끼 똑같은거 드리는거 같아 미안해서 병원 연하1식을 드려봤는데 의외로 잘 드셨다
오후 운동 다녀와서 좀 쉬시다가 배고프냐고 물어보니 배고프다고 해서 간식을 챙겨 드렸는데 너무 잘 드신다~ㅎ
저녀 식사가 나오고 다른 분들이 식사하는 소리를 들으시고 엄마도 저녘 드시겠다고 해서 챙겨 드리려고 하는데 6시쯤 오빠가 왔고 오빠 얼굴을 본 엄마는 입에 있는거 바로 다 뱉으시고 내가 더 드린것도 다 뱉으시며 드시는걸 거부하셨다~ㅠ
옷 갈아 입혀드린건데 오렌지 쥬스 뱉으셔서 옷이고 시트고 엉망이고 오빠를 보자 이런 행동을 하시는 엄마가 이상하다
약도 안드실려고 하는데 겨우 먹여 놓고 작별인사를 하는데 엄마가 불쌍해서 가슴이 며지고 눈물이 난다~ㅠ
나에게 입으로는 잘가라고 말씀은 하시는데.....엄마~ 아프지 말고 식사 잘 하세요~~~
오빠는 나보고 앞으로 6개월 동안 엄마를 볼 수 없을거란다~ㅠㅠ
그래도 자식이니까 간병인 보다는 나을거라고 믿었는데...병원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오빠에게 간병 시키지 말고 나보고 간병 하라고 말을 하니.....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고 정말 답답하고 엄마에게 미안하기만 하다
2020년 7월 4일 토요일
오빠가 우리 몰래 엄마를 다른 병원으로 옮겼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어제밤에 앞에 계신 간병인 여사님께 엄마 아직 금강병원에 계신지 확인 전화를 했었고 여러가지로 미안한 마음에 오전에 같은 병실의 간병인여사님들 드실 부침개와 엄마 드릴 잣죽을 준비했다
물론 내 위시리스트 중의 하나인 엄마에게 굴비 구워드리고 싶은 내 욕심을 채우려고 굴비도 굽고......ㅎ
평소보다 15분 정도 늦게 들어왔는데 엄마랑 오빠가 다 병실에 누워 있어서 걱정했는데 운동시간이 바뀌었단다
머리를 짧게 잘라서 더 말라보이시는 엄마.... 오빠는 엄마 뺨 세대 때리며 화요일 2시에 돌아오겠다고 말하고 나갔다~ㅠ
간병인 여사님들이 그러는데 엄마가 오빠가 엄마에게 그렇게 나쁘지 않았고 잘해준 편이라고 말씀 하셨단다....
그리고 우리 엄마는 코로나 검사 받고 9일날(원래는 13일 예정이었는데) 동국대 병원으로 옮기실 예정이란다
나는 엄마가 내가 정성껏 챙겨온 음식을 다 드셨으면 하는 욕심인데.....이가 아프신지 전혀 씹을려고 하지 않으신다~ㅠㅠ
엄마는 전에 "얼마나 많이 아파야 죽는걸까~" 하고 말씀하셨었는데.... 오늘은 정말 많이 아파 괴로워 보이신다~ㅠ
씹지 않고 그냥 삼키실려고만 해서 밖에 나가서 엄마 드실 쥬스와 두유를 사왔다
오빠는 이번에도 내가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고구마 등 음식을 손도 대지 않았고 고구마는 내가 댑혀서 먹었다~ㅠ
식사는 다시 다진 반찬으로 나오고 있는데 엄마는 전혀 씹지 않으셔서 이상했는데 간호사님이 오셔서 엄마가 오늘 아침에는 과일 없이도 잘 드셨단다
병원에 올때 공부할 노트를 챙겨 오는데 오늘은 까먹고 그냥 와서 병원에 있는 잡지책을 읽었는데 비오틴을 섭취하란다
샴푸 후 머리를 잘 말려주고.... 탈모를 피하기 위해서 모자를 써서 자외선을 차단해주란다~ㅎ
내가 천우식과 천경희에게 전화를 걸어주겠다고 했는데 엄마는 이상하게 전화하지 말라고 하시고 천우식에게 전화했는데 전에 처럼 보고싶다고도 안하시고 그냥 대면대면하게 통화를 하셨고 천우식이 기저귀 가지고 잠깐 다녀갔는데도 별로 반가워 하지 않으셨다 너무 오래 안와서 삐지신걸까~~~
2020년 7월 5일 일요일
아침식사는 갈은 반찬으로 나왔는데 맛이 수상해서 잘 안드시고 씹지도 않아서 여동생에게 강판을 가져오라고 했다
가래는 많이 줄은거 같은데..... 네블라이저 할때부터 이상하게 그분이 오신것 처럼 계속 말씀을 하시거나 손짓을 하신다
누군가에게 내가 딸이라고 소개도 하시고....
나는 이 상황을 그냥 무시하려고 신경 안쓰는 척 했지만...우리 엄마 안에 뭔가 다른게 들어와 있다는 현실은 찝찝하다
계속 똑같은 잣죽만 드리기 미안해서 인스턴트 시금치 분말 죽을 끊였는데...덩어리져서 나는 맘에 안드는데 엄마는 잘 드시는걸 보면 MSG 의 효과인거 같다~ㅎ
엄마가 잘 씹지 않으셔서 다른 반찬들은 다 그림의 떡이고 오빠가 사다논 딸기요거트와 병원식인 망고 통조림만 드셨다
하루종일 침대에 누워만 계셔서 식욕이 없으셔서 그런지 잣죽 한그릇만 겨우 다 드시고.....ㅠ
낮에 계속 안주무시고 그분과의 조용한 대화를 하시다가 저녘식사 후에는 목소리가 커져서 온 병실이 듣게 말씀하신다
엄마가 너무 흥분하셔서 간병인 여사님들은 오늘밤에도 다 잤다고 미리 큰 걱정을 하시고..... 나도 걱정이다~ㅠ
여동생 내외가 면회와서 엄마 상태를 애기하고 엄마 진 빠지게 계속 말을 걸라고 했더니 엄마가 "자야지~" 하신다
조카들이 경성꽈배기에 줄을 많이 섰다고 기다렸다 사가지고 왔는데 치즈맛 나는 고로깨는 맛있는거 같다
병원에 와서도 뭘 사러다니느라 시간을 다 보내고 엄마하고는 30분 정도 있는건데도 엄마는 빨리 가라고 말씀하신다~ㅠ
2020년 7월 6일 월요일
엄마는 약속대로 아무소리 안내고 주무시는척 하고 조용히 계셨는데...2시에 간호사님이 회진도는 불빛에 발작하셨다
나는 못들은 척 하고 무시하려고 했는데 계속 시끄럽게하셔서 기저귀만 갈아드리고 자리를 피해서 엄마 휠체어에 앉아있었더니 내 이름을 정확하게 부르시며 어디갔냐고 찾더니 지쳐서 좀 잠잠해지셔서 기어들어가서 잤다~ㅠ
7시20분...전에도 그랬었는데 이 시간이면 그분이 나가시고 잠에 빠져드는것 같다~ㅠㅠ
여동생이 가져다준 강판을 사용할 수 있는 기회라 천도복숭아를 하나 갈아서 드렸는데 잘 드셔서 두개 다 갈아드렸다
식사는 잘 하셨는데 그것 말고는 계속 잠에 골아떨어져서 세상 모르고 주무신다~ㅠㅠ
언어치료왔는데 계속 주무셔서 전혀 치료가 안됐는데 의사선생님은 목요일 보다는 낫다고 말씀하시는데.... 목요일에는 간병인들이 그러는데 시끄럽게 굴어서 오빠가 밤새 1층 로비에서 엄마 모시고 있다가 새벽 5시에 병실로 들어왔단다~ㅠ
오늘은 이송사님이 전화에 응답도 잘 안하시고 늦게오셔서 언어치료 집어넣고 와서 침상 정리를 했고.... 월요일 수업을 계속 빼먹을 수 없어서 운동치료 끝날때쯤(12시) 남동생이 병원에 와서 교대를 해줘서 집에 왔다
2020년 7월 7일 화요일
오빠랑 마주치기 싫다는 남동생이 7시까지 와달라고 해서 강판에 간 과일과 아침식사는 내가 드렸다
남동생과는 목욕도 하고 똥도 많이 누고 잘 주무셨다는데도 밥 먹을 때 말고는 계속 잠만 잔다~ㅠ
나는 금강 아산병원을 떠나기 전에 옥상에 올라가서 한강뷰를 한번 보고 내려왔는데 이병원에 다시 오게될지 걱정이다
3달이나 입원해 있었던 3층 병동.....다들 편하게 가족 처럼 대해주셔서 감사하고 다시 오고싶다
운동치료 시간에는 내가 엄마 대신 기구 열심히 다 돌려드리고.... 식사도 엄마가 드시는거 빼고는 다 내가 먹어드렸다
엄마는 오후에 운동 안가도 되서 너무 좋단다~ㅎ 순천향병원에서 하는 코로나 검사가 아프지 않아야 할텐데....
엄마는 나보고 사진도 찍지말라고 말씀하셨는데....말씀은 안하셨어도 그동안 사진 찍히는게 싫으셨나 보다~ㅠ
죄송해요~ 동국대 병원 가서는 사진 조금만 찍을게요~ 더이상 섬망증에 시달리지도 말고.... 아프지 마세요~~~